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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와르인데 퀴어? - 불한당

by gullnory 2025. 2. 27.

영화 불한당 이야기

<달콤한 인생> <타짜> 이후로 색깔있는 느와르 영화를 못 본것 같아 아쉬워 하던 때 이 영화가 개봉 했어요. 어릴적 홍콩 영화를 보며 자랐다 보니 느와르 장르 특유의 느릿한 움직임이나 격투씬, 총격전 등을 영화의 큰 재미 요소로 느껴왔는데요.  한국에도 <인정사정 볼것 없다> 같은 멋진 고전?이 있지만 아무래도 너무 어릴 때 본 영화이고 시각적인 것을 넘어 이야기로도 다양한 재밋거리를 가진 영화들이 기억에 남아 <타짜>나 <달콤한 인생> 같은 영화가 또 나와 주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인정사정 볼것 없다>는 정말 아기때 봤던 영화인데도 지금도 굵은 빗줄기나 강한 그림자, 그리고 빗속에서 움직이는 소리 같은 것들이 귓가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소리와 움직임이 너무 생생했던 연출이 기억에 강하게 남는데 그만큼 느와르 장르가 보여주는 속도와 시각이 어우러진 감각은 제 개인적인 감상에서도 그렇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에 있어 많은 부분을 차지 하는 것 같아요. 

그러던 중.   <달콤한 인생> 만큼 영상미가 멋지고 <타짜>만큼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큰 영화가 등장을 했는데 그게 <불한당>이었어요. 뭐가 문제인지 흥행에는 큰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하는데 저 뿐만 아니라 이 영화가 그렇게 쉽게 잊혀져야 할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아는 많은 분들이 계셨던 것 같아요.  상영이 종료된 이후에 많은 분들이 입소문을 듣고 VOD로 영화를 보신 분들이 계시고 골수 팬덤도 생겼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가수 안예은이라는 분도 이 영화를 보고 파아란이라는 곡을 썼다 하는데 가사나 곡의 분위기가 정말 영화와 잘 어울려서 영화의 팬분들이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올리시기도 하셨어요.  심지어 영화리뷰 사악하게 하기로 유명한 유투브 <걸작선>의 [거의없다님]도 영화가 과소 평가 되었다고 말씀하셨구요. 

 

영화는, 감독은 배우의 매력을 얼마나 끌어 낼 수 있는가.

영화에서 배우의 매력은 얼마나 중요한가.

 

저는 이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무조건 본다 하는 배우가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설경구 배우에요.  좋은 배우들은 그 배우가 이야기를 이해하고 역할을 해석해서 표현하는 행위 자체가 흥미롭다고 생각 하는데 배우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설명될 수도 있는게 이야기이고 캐릭터 같아요.  무용 공연을 보는 걸 좋아 했는데 '연기를 한다.', '표현을 한다.' 하는 행위가 몸으로 이야기를 설명하거나 해설하거나 자기식으로 표현하는 예술 행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러다 보니 이야기 만큼이나 배우의 얼굴 표정 몸의 움직임 등을 보는게 재미있어요.  거기에 더해 카메라의 움직임 감독이 설명하려는 각도 같은 것들이 더해지면 영화는 정말이지 멋진 모든 장르가 더해진 예술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영화는 설경구 배우가 출연을 그것도 영화를 이끄는 주연 캐릭터로 나온다는 것 만으로 이미 보지 않을 수 없는 영화였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이 영화를 만든 변성현 감독님이 보통은 연기로만 평가를 받던제 최애 배우인 설경구님을 영화<불한당>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섹시한 중년으로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배우로 만들어 버렸지 뭐에요.  이 배우의 매력이 지나치게 알려지는게 아까운 저.. 이상한 걸까요. ㅎㅎ 

믿고 보는 배우에서 비주얼 포텐까지 터졌버린 설경구씨를 보는 즐거움 뿐만 아니라. 상대역으로 등장한 임시완 배우의 캐릭터와 둘의 케미도 적말 묘하게 끈쩍하고 매력적이에요.  영화의 전체적인 비릿한 풍경에 하얗고 예쁜 이 남자 배우는 밝고 맑은 조명 같은 캐릭터인데 그것에 대비되는 설경구 배우의 냉혈한 스러운 역할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닮은 사람들을 많이 본 것도 같고.. 사랑을 믿지 않을 것이 당연한 차갑다 못해 까맣게 재가 된것 같은 남자 앞에 젊고 순수한 청년이 얽힌 운명 처럼 나타나 일어나는 이야기.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이 두 배우가 맞부딛치는 장면들의 매력만으로도 몰입도가 좋은 영화였는데 등장하는 다른 배우분들도 참 멋지고 재미있었어요.  몇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따라하고 있는 대사 "대디?" ..를 참 맛있게 살린 김성호 배우며 아쉽게도 유일한 여성 캐릭터이지만 다른 영화들과 달리 억지스럽게 여성성을 부여하거나 외곡되지 않은 악의를 가진 강한 캐릭터로 등장한 전혜진 배우, 설경구씨를 어쩌면 가장 믿고 따른 캐릭터로 등장하는 김희원배우도 또 '아니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멋있고 카리스마 있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허준호 배우까지 짧게 등장을 하건 아니건 하나같이 기억에 남는 캐릭터 성을 가진 배우들이 등장해 영화를 보는 재미가 가득이었어요.   

이 영화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설경구 배우의 다른 영화에서는 부곽이 되지 않던 매력들이 잘 살려져 대중적이면서도 다채롭고 무게감이 있는 캐릭터가 탄생을 한것 같아요.  저한테는 <불한당>에서의 이 역할이 아주 매력적이고 기억에 남을 악역이 될 것 같은데 그게 가능 했던 건 감독님이 설경구씨를 너무 섹시하게 잘 연출해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요.  다른 영화에서의 수더분한 혹은 흐지부지한 모습과는 많이 대조되는 모습인데 이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이야기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을 기대해 보게 되요.  

 

퀴어 영화를 퀴어 영화라 하지 못할까.

 < 불한당 > 나쁜놈들의 세상- 은 말 그대로 착한놈이 없는 비정하고 피비린내 나는 세상에 현수(임시완)라는 똑똑하고 순수한 주인공이 폭력과 휘둘리며 그 사이에서 격는 사랑?이야기 라고 생각 했어요.  영화의 스토리가 범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고 설경구가 맞은 재호라는 캐릭터와 현수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저는 이게 누군가를 믿고 받아들이고 그리고 상처가 많은 주인공이 사랑인 걸 알면서도 그 관계를 두려워 하고 잔인하게 구는 전형적인 멜로 영화라고 생각 했거든요. 범죄 액션 영화라고 생각 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제 눈에는 아련하고 쓸쓸하고 참 예쁘게 보여서 임시완과 설경구의 브로맨스 영화 혹은 어느정도 퀴어 멜로라고 생각하면서 봤어요. 퀴어영화- 동성간의 사랑이라는 주제가 부담이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어떤 관계든 다 아름답다고 보기 때문에 오히려 멜로의 관점에서 영화를 볼 때 인연이라는 것의 복잡함과 마음대로 되지 않음이 잘 들어나서이 야기가 더 격정적이고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오히려 정말로 진한 로멘스물이었으면 영화가 더 파격적이고 새롭지 않았을깨 하는 생각 했는데 아직 대한민국에서는 힘든 일이겠죠? 아마 그런 타이틀을 가지고 두사람의 사랑에 관한 방향으로 편집이 되어 영화가 개봉을 했더라면 개봉관도 훨씬 더 적게 확보 하고 영화를 보려는 분과 아닌 분들이 한참 더 나뉘지 않았을까 생가되 좀 슬픈것 같아요.  어제 포스팅한 이야기쏙 해외의 퀴어 영화들 처럼 영화를 퀴어다 아니다 보다 그냥 정말 멋지고 매력있는 이야기로만 볼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데 멋있기 까지 한 배우 둘의 진한 멜로 영화를 볼 수 없다는 건 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좀 아쉬워요.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를 제외 하고도 영상미와 세세하게 신경을 써서 연출된 액션신 등 재밋거리가 참 많은데 그런 긴장감 있는 장면의 배치도 잠 좋다고 생각 했어요.  손따귀로 싸움을 하는 장면 허준호씨가 등장하는 장면 등은 어느 액션 영화에 뒤지지 않는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였어요.  임시완씨가 액션씬을 하는 장면도 이 배우가 이렇게 몸을 잘 썼나 할 정도로 멋진 장면들이었구요.  다른 배우들이 등장하는 장면들도 재미있고 인상적인 요소가 많아 영화가 좀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영화인데 흥행을 못했다는 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에요. 

세련 되면서도 침울해 보이는 톤이 멋진 영화인데 이런 우울한 느낌 때문이라고 하기엔 빠르게 전개되는 액션신들이 있고 말도 안되는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이상한 연기를 하는 배우도 없는데 심지어 이야기도 늘어지는 부분 없이 숨가쁘게 진행이 되어 영화가 짧게 느껴질 정도인데 흥행을 하지 못한 이유가 뭘까요.